정오의 한 컷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비(rain). 비의 종류와 기우제

달코인 2022. 3. 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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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rain)의 종류
내리는 비의 모습에 따라 비의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안개비, 이슬비, 보슬비, 잔비, 실비, 가랑비, 장대비, 소나기를 제외하고 조금은 낯선 이름의 비 종류도 있습니다.


는개 - 안개보다 조금 굵은 비.
가루비 -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싸락비 - 싸라기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날 비 - 가늘게 비끼며 내리는 비
발 비- 빗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비
작달비 - 굵고 세차게 내리는 비
달구비 - 짓누르듯 거세게 내리는 비
여우비 - 맑은 날에 잠깐 뿌리는 비 (호랑이 장가가는 날)
먼지잼 - 먼지나 잠재울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비
개부심 - 장마로 홍수가 진 후에 한동안 멎었다가 다시 내려 진흙을 씻어 내는 비.
바람비 - 바람이 불면서 내리는 비
도둑비 - 예기치 않게 밤에 몰래 살짝 내린 비.
누 리 - 우박


비란 비는 다 소환해 봅니다. 한동안 오지 않는 비 때문에 산천이 메마르고 나무들이 불쏘시개처럼 마른 장작이
되어있습니다. 매년 3월이나 4월이면 늘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이 메마른 땅으로 흙먼지만 흩날리다가 산불이
납니다. '올해는 그냥 좀 넘어가자' 하는 마음과 다르게 올해도 산불은 여기저기 너무 크게 났습니다.

봄비 내리는 창가. 정오의 한 컷

 

나에게 비를 표현하라고 하면 봄비는 '얄궂은 비'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봄비의 양은 그다지 많지 않아 금방 말라버리고, 오지 않을 땐 한동안 여름에 가뭄이 들듯 소식이 없습니다. 

벚꽃이 많이 피어 매일 매일 동네 마실을 나가선 꽃구경을 하고 싶은데 어떤 해는 벚꽃이 만개한 지 딱 3일 만에 거친 비바람을 몰고 온 봄비가 꽃들을 다 떨어뜨린 날도 있었습니다. 봄비가 한 동안 소식이 없을 때 꽃이 피었다가 봄비가 짓궂게 내리면 저는 아쉬움을 표현하죠. 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짧디 짧은 벚꽃 구경.

올해 산불이 곳곳에 너무 크게 나서 사람들이 자신의 집터를 잃고 망연자실하는 모습을 보며, 비가 절묘한 지금에 내려주면 좋으련만 앞으로도 며칠 비소식은 없습니다. 산불을 끄는데 전력을 다하는 소방관의 모습을 보니 밤에 뜬금없는 비라도 와서 그 소방관들의 노고를 좀 씻어주면 좋으련만 그토록 소원하는 단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봄비가 얕궂다고 표현했지만 실로 비가 무슨 죄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 이쯤에는 늘 조심을 해야 하건만 한 사람의 실수나 잘못된 행동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는 일을 매년 똑같이 반복하고 있으니 사람의 어리석음을 탓해야겠지요.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기우제]라는 것을 왕이 몸소 지냈습니다. 기우제는 매년 음력 4월~7월에 시행했던 연중행사였죠. 원래 가뭄이 들면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며 제사를 지낸 것이었는데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는 왕이 정전을 피하여 정무를 밖에서 보고, 반찬의 가짓수도 줄일 만큼 간절했습니다.

비를 표현하는  모든 말들을 동원해서라도 비가 하루라도 빨리 내려 주었으면 하는 소원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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